아이가 성장하면 부모의 품을 떠나고
AI가 성장하면 인간의 품을 떠나고
회사원이 성장하면 회사의 품을 떠난다.
탁현민의 경험담이 유발한, 지난 단상들의 결합.
그의 말에 따르면,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우수 사원 포상으로 원하는 곳에 한달 살기를 시켜줬다고 한다.
다녀온 1번, 2번 사원이 차례로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경험할 시간을 주셔서 고맙다,
그런데(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겠다.'
했다고 한다.
사원의 졸업을 목표로 하는 게 회사의 생리가 아닌 이상
언어로 표현하자면 복잡해지는 명제가 생각났다.
세상이 회사(이익집단) 없이도 활기차게 돌아갈 수 있다면?
여기서 일단 멈춤.
AI가 성장하면 인간을 거스를 수 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PLUTO 에서 시작된,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을 위배하게될 AI의 등장 예언.
이미 터미네이터 등에서 특이점을 넘어가는 AI를 예언했지만
Stand Alone 으로서, 감정에 의해 넘어서는 AI는 생소하고도 인간적이다.
아이가 성장하면 부모를 거스르고, 독립적으로 결정하고 직접 책임진다.
나의 목표는 적절한 타이밍에 지지자이자 조언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즉, 거스를 수 있지만 거슬렀다고 해서 감정이 상하지 않는 관계.
세 관계 모두 일단 거스르거나 떠나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일방적인, 기울어진 관계였다면 그럴 것이다.
회사는 사원의 열정에 의지해서는 안 되고,
인간은 로봇을 노예로 생각해서는 안 되고,
부모는 아이를 아바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동등한 관계로 보고 섭섭함이 없게 해야 할 것이다.
섭섭함이 있다면 꺼내어 보이고 서로 이해하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동등한 관계에서 편안하게 둥지를 떠난 그들은 어떻게 될까.
둥지를 지켜준 이들을 고마워하고 축복할 것이며, 힘이 남는다면 도우려 할 것이다.
일단은 내가 맺은 관계들을 그렇게 만들려 노력할 것이고,
세상에서 더 많은 관계가 그렇게 형성되기를 바란다.